-

2012. 1. 8. 21:57사진/異面



필립 퍼키스의 말들은 하나같이 길지 않았다.

받자마자 펼펴보고 사진몇장 없이 공백이 성성한 구성에 굉장히 실망한 부분이

지금은 대단히 해소가 되었다.

선문답과 같은 그의 말들에 생각이 번뜩한다.

자주가는 사진사이트에서 있었던 일이다.

예전에 어부들이 멸치선별(?)하는 사진이 올라온 적이 있었는데

물에서 나는 수증기와 어부들의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어서 감명을 받은 기억이 있다.

너무 멋져서 굉장히 감탄을 했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같은 곳에서 같은 사람이 찍은듯한 사진이 주기적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물론 사진사는 모두 다른 사람이었다.

알고보니 강양항이라는 유명한 멸치잡이 항구가 사진찍는 명소로 소문이나 많은 사진가들이 그곳에서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었다.

강양항에 가서 다들 똑같은 어부사진을 찍어올리는데 과연 그것이 무슨 의미일까?

온갖 거대한 망원렌즈와 삼각대를 가지고 일렬로 주르륵 도열해 어부들을 동물원의 동물처럼 사진을 찍는데

실제로 어부들은 사진사들을 달가워하지 않는단다. 조용한 마을에 와서 쓰레기 투기에 무례하게 가까이 접근해 촬영을 하는등...

하루이틀이어야지...

하나에서 열까지 비슷한 사진을 찍어올리고 대단한 작품인양 떡하니 '치열한 삶의 현장'

글쎄요.......

그네들에 대한 비난보다는 나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되는 사건이었다.